8장

이번에는, 함께 돌아간다

약 20분 · 11,022자

왕국군은 검은 산맥 아래까지 길을 열었다.

한 달 가까이 걸렸다. 왕도에서 큰 강을 건너고, 북부의 잿빛 들판을 지나고, 무너진 감옥 요새에서 식량과 붕대를 다시 받았다. 앞선 부대가 길목을 확보하면 보급 수레가 뒤따랐다. 에반은 걸을 수 있을 때 걸었고, 길이 막히면 수레를 밀었다. 빠른 길은 아니었다. 돌아올 때도 쓸 수 있는 길이었다.

마지막 산길에서 세드가 앞에 섰다. 군대가 가는 큰길과 갈라지는 곳이었다. 일 년 전 다렌과 걸었던 길. 바위에 남은 칼자국을 찾고, 다음 바위까지 갔다. 검은 돌로 된 산들. 나무가 없었다. 눈도 없었다. 그냥 검었다. 그 가운데 마왕성이 있었다. 절벽 위에 세워진 검은 성. 멀리서 보면 산의 일부 같았다.

정면에서는 왕국군이 잔존 마왕군을 붙들 것이다. 병사 이천이 보급로를 따라 성 앞 평원으로 집결하고 있었다. 로가드가 빠진 마왕군은 지휘가 흔들렸다. 네 사람은 군대의 야영지에서 마지막 밤을 보낸 뒤, 세드가 아는 절벽 옆길로 돌아갈 것이다. 그 끝에 오래된 수로가 있었다. 다렌이 간 길. 그대로.

그러나 이번에는 모두가 알고 있었다. 어디가 위험하고, 어디로 돌아오는지. 미라는 지도에 철수 지점을 표시했다. 수로 입구, 수로 중간의 넓은 곳, 성 하층의 창고. 셋. 노엘은 부상자가 생겼을 때 이동 한계를 확인했다. 업고 얼마나 갈 수 있는지. 어디서 멈춰야 하는지. 에반이 먼저 물었다.

"돌아갈 때도 이 길을 쓸 수 있어요?"

"쓸 수 있어." 세드가 말했다. "이번엔 문을 닫지 않을 거니까."

에반은 그를 보았다. 세드는 지도를 보고 있었다. 수로의 끝. 철문이 있는 자리. 그는 그것을 손가락으로 짚고 있었다. 오래.


마지막 밤, 산 아래 야영지에서 네 사람은 빵을 먹었다.

승전 만찬. 왕도에서 붙였던 이름. 보급소에서 새로 받은 빵도 딱딱했다. 취사병이 따뜻한 죽을 더 주겠다고 했지만 네 사람은 자기 몫을 먼저 먹었다. 미라가 빵을 꺼냈을 때 세드가 "아직 안 이겼는데"라고 했고, 미라는 "미리 먹는 거야"라고 했다.

"승전 만찬을 미리 먹어 버렸네." 미라가 말했다. 한 입 먹고.

"돌아가면 제대로 된 걸 먹어요." 노엘이 말했다. "뜨거운 거. 수프. 이름은 안 붙이고."

"이름은 붙여야지."

"안 붙여요."

"'귀환'."

"안 붙인다고요."

별이 있었다. 산맥 위에. 구름이 걷힌 틈으로. 에반은 북쪽 별을 찾았다. 찾았다. 거기 있었다. 안 움직이고. 그는 성검을 꺼내 손질했다. 기름을 먹이고, 손잡이를 닦고. 세드는 에반이 성검 손질을 마치기를 기다렸다. 옆에 앉아서. 사탕을 씹지 않고. 에반이 검을 집어넣었을 때 세드가 말했다.

"다렌 얘기 하나 할까."

"……네."

"예전 훈련장에서. 네가 오기 전에. 다렌이 브란한테 배울 때 나도 거기 있었어. 마법을 배우러 헤른에 갔다가. 다렌이 양동이 들고 넘어지는 걸 봤어. 너보다 더 많이."

에반은 처음으로 스승의 마지막 순간이 아닌 것을 물었다. 우스운 이야기를.

"술은요. 술 취한 적 있어요?"

"술 취해서 자기 방을 못 찾은 적이 있어." 세드가 말했다. "왕도 여관에서. 복도를 세 바퀴 돌았어. 내가 데려다줬는데, 다음 날 자기가 날 데려다줬다고 우기더라. 끝까지. 죽을 때까지 우겼을 거야."

에반은 웃었다. 소리 내서. 그리고 웃다가 눈물을 닦았다. 소매로. 세드는 못 본 척했다. 하늘을 보았다. 북쪽 별을.

"다 끝나면, 그때 일은 다시 얘기해요." 에반이 말했다.

"응."

"내가 어떤 말을 할지는 아직 몰라요."

"기다릴게."

"내일은…… 같이 와요."

"같이 갈게."

미라와 노엘이 조금 떨어진 곳에서 그 대화를 들었다. 둘 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미라는 방패 끈을 만지고 있었고, 노엘은 주머니의 종 조각을 만지고 있었다. 야영지의 불이 잦아들었다. 바람 소리만 있었다.


새벽에 세드는 다렌의 자리에 앉았다.

야영지 뒤 바위턱. 일 년 전 다렌과 마지막으로 쉬었던 자리. 세드는 저녁에 도착했을 때부터 그 바위를 피했다. 지금 앉았다. 아무도 안 볼 때. 에반은 자고 있었다. 미라도. 노엘도.

자리는 그냥 돌이었다. 다렌이 앉았다고 달라진 것이 없었다. 그는 그것이 이상했다. 뭔가 달라야 할 것 같았다. 그는 거기 앉아서 산맥을 보았다. 검은 것. 그 가운데 성. 일 년 전에도 여기서 보았다. 다렌 옆에서. 다렌이 그때 말했다. "저기 들어가면 네가 문을 열어야 해. 나는 못 해." 세드는 "알아"라고 했다. 그리고 문을 끊었다.

그는 그 말을 지금 다시 들었다. 네가 문을 열어야 해.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혼자. 바위턱에서. 아무도 없는데.

발소리. 에반이었다. 깼다. 세드는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에반이 손을 들었다. 앉아 있으라는 뜻. 에반은 옆에 앉았다. 다렌의 자리 옆에.

"스승님 자리예요?"

"……응."

"앉아 봐도 돼요?"

세드가 비켰다. 에반이 앉았다. 돌이었다. 그냥. 그는 산맥을 보았다. 세드가 본 것을.

"아무것도 안 다르네요."

"그래."

"그래도 앉았어요."

"그래."

둘은 거기 앉아 있었다. 번갈아. 해가 떴다. 산맥이 검은 채로 밝아졌다. 평원으로 내려가는 병사들의 발소리가 들렸다. 장군 하나가 야영지로 올라왔다. 미라를 찾았다. 미라가 나왔다. 방패를 메고.

"정면은 우리가 붙듭니다." 장군이 말했다. "두 시진. 그 이상은 장담 못 합니다."

"두 시진이면 됩니다."

"……네 사람이."

"네 사람이요."

장군은 더 말하지 않았다. 경례했다. 미라가 경례했다. 한 손으로. 장군은 그 손을 보았다. 그리고 평원 쪽으로 내려갔다. 병사 이천이 진형을 잡았다. 네 사람은 반대쪽 산길로 들어갔다. 성 뒤 절벽 쪽으로.


수로는 절벽 아래에서 시작됐다.

절벽 옆으로 옛 수로를 손보던 사람들이 쓰던 길이 남아 있었다. 좁았다. 세드가 앞에서 밧줄을 걸고 에반이 뒤에서 고정했다. 미라는 어깨끈을 줄에 걸어 몸을 받쳤고, 노엘이 발 디딜 곳을 짚어 주었다. 공병 둘이 마지막 바위턱까지 동행했다. 돌아올 때 쓸 밧줄과 들것을 거기에 남겼다. 붉은 불꽃이 보이면 구조대를 데리고 올 것이다. 세드가 신호 마법을 알았다.

수로는 어두웠고 길었다. 옛날 성이 쓰던 물길. 지금은 말라 있었다. 세드가 앞에 섰다. 지팡이 끝에 불을 켜고. 그는 이 길을 알았다. 일 년 전에 지났으니까. 들어갈 때 한 번. 나올 때 한 번. 그는 벽의 표시를 읽었다. 다렌이 남긴 것. 칼로 그은 화살표. 들어가는 방향으로.

"나올 때도 이걸 봤어." 세드가 말했다. 화살표를 손으로 만지며. "거꾸로."

에반은 그 화살표를 보았다. 스승의 손이 그은 것. 그는 자기 검집을 생각했다. 돌아와서 준다고 했던.

수로 중간의 넓은 곳에서 미라가 멈췄다. 철수 지점 둘. 그녀는 거기 표시를 했다. 자기 칼로. 다렌의 화살표 옆에. 다른 모양. 방패 모양.

"여기까지 오면 쉴 수 있어. 기억해."

넷은 기억했다.


철수 지점 둘에서 넷은 잠깐 앉았다.

수로 중간의 넓은 곳. 천장이 높고 바닥이 말라 있었다. 미라가 표시를 한 곳. 방패 모양. 다렌의 화살표 옆. 넷은 벽에 기대 앉았다. 물을 마셨다. 세드가 끓여 온 것. 야영지에서.

"다섯이었다고 했죠." 에반이 말했다. "토벌대."

"응."

"이름 알아요?"

세드는 물통을 내려놓았다.

"다렌. 나. 그리고 셋." 그는 손가락을 폈다. "오르딘. 왕도 기사. 다렌이랑 동갑. 성격이 급했어. 안개 방에서 뛰다가 죽었어. 첫 번째."

에반은 들었다.

"벨라. 마법원 선배. 나보다 열 살 위. 산을 태우는 사람. 나를 토벌대에 추천한 사람이야. 마왕 앞에서 큰 불을 썼는데 갑옷이 먹었어. 전부. 그 다음에 검이 왔어. 두 번째."

미라가 물통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노엘은 바닥을 보았다.

"카이. 성채 출신 궁수. 제일 어렸어. 스물둘. 퇴로에서 뒤를 막았어. 다렌이랑 같이. 내가 문을……" 세드는 거기서 멈췄다. "세 번째."

"……스승님이 네 번째예요."

"응."

"당신이 다섯 번째고."

"……응."

넷은 한참 말이 없었다. 수로에 물 떨어지는 소리. 멀리서. 에반은 다렌의 화살표를 보았다. 벽의. 그 옆의 방패 표시. 그는 다섯의 이름을 외웠다. 오르딘, 벨라, 카이, 다렌, 세드. 세드는 살았다. 그것도 이름이었다. 다섯 중 하나.

"그 사람들 가족은요." 노엘이 물었다.

"왕도에 있어. 셋 다. 내가…… 돌아와서 못 갔어. 라움으로 갔으니까."

"가야죠." 노엘이 말했다. "끝나고."

"……응."

"유품 있어요?"

"오르딘 투구. 벨라 반지. 카이 활. 성 안에 있을 거야. 다렌 옆에."

"그럼 다 가져가요." 미라가 말했다. 일어서며. 받침을 들며. "다섯 몫."

세드가 그녀를 보았다. 미라는 벌써 수로 앞쪽을 보고 있었다. 출구를. 들어가는 길의 끝을. 그리고 그 너머의, 나오는 길을.

"일어나." 그녀가 말했다. "여기까지 쉬는 데야. 더 쉬면 못 일어나."

넷은 일어섰다.


마왕성에는 다렌이 싸운 흔적이 남아 있었다.

성 하층. 수로가 끝나는 곳. 칼자국 난 기둥. 깊게. 여러 번. 부서진 방패. 마왕군의 것. 바닥의 검은 자국. 피였던 것. 일 년 전의. 아무도 치우지 않았다. 마왕은 치울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철문. 세드가 정박을 풀었던 문.

세드는 그 문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쇠로 된 문. 마법으로 오르내리는. 지금은 반쯤 열려 있었다. 누가 다시 열어 둔 것이다. 세드는 그 앞에 서서 에반에게 자기가 서 있었던 자리를 가리켰다. 손가락으로. 문 바로 아래. 여기.

"여기 서 있었어."

에반은 그 자리를 보았다. 돌바닥.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바닥이었다. 그는 문 반대편을 보았다. 오래. 거기, 벽 아래에 갑옷 조각이 있었다. 왕국 인장이 새겨진. 다렌의 갑옷 가슴판. 그리고 그 아래에.

다렌은 거기 있었다.

일 년. 검은 성의 건조한 공기 속에서. 마왕군은 시신을 치우지 않았다. 인장을 찾느라 갑옷을 벗겼고, 가슴판의 인장은 떼어 가지 못했다. 새겨진 것이었으니까. 그들은 목걸이를 찾았다. 없었다. 그래서 그냥 두었다.

에반은 무릎을 꿇지 않았다. 아직. 그는 그 장소를 표시했다. 미라의 칼로. 벽에. 방패 모양. 돌아오는 길에 수습할 수 있도록. 세드가 옆에 서 있었다. 둘 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목적지를 앞에 두고 여기 영원히 머물 수 없다는 것이 두 사람을 아프게 했다. 노엘이 짧게 기도했다. 미라가 문 밖을 지켰다. 넷은 걸었다. 문을 지나. 열린 문을.

마왕성 철문 앞에서 자기가 서 있던 자리를 가리키는 세드와 문 너머를 보는 에반
철문 앞

성 안의 싸움은 역할을 바꾸라고 요구했다.

마왕군의 잔존 병력이 성 안에 있었다. 많지 않았다. 흩어져 있었다. 그러나 길목마다 있었다. 좁은 통로에서는 미라가 방패를 옮기는 동안 에반이 앞을 지켰다. 미라가 받침을 뽑고, 걷고, 다시 박는 동안. 그 동안은 미라가 벽이 아니었다. 에반이 벽이어야 했다. 그는 섰다. 흘렸다. 베지 않고 흘리기만 했다. 미라가 받침을 박으면 다시 자기 자리로.

저주의 안개가 깔린 방에서는 노엘이 저주를 푸는 동안 세드가 짧은 주문으로 적을 묶었다. 노엘은 종소리를 내려면 움직일 수 없었다. 그 동안 세드가 네 박자, 네 박자, 네 박자. 에반과 미라가 그 둘 앞에.

같은 방식으로 끝나는 싸움은 하나도 없었다. 매번 지금 누구를 지켜야 하는지를 판단했다. 에반은 그것을 머리로 하지 않았다. 몸이 했다. 둥, 둥. 둥, 둥, 둥. 소리가 없어도 몸이 갔다. 미라가 어디 서는지 보면 자기가 어디 서야 하는지 알았다.


다리의 방이 있었다.

성 중층. 바닥이 없는 방. 쇠로 된 다리 하나가 방을 가로질렀다. 폭이 두 사람. 아래는 어둠. 다리 건너편에 문. 그리고 다리 위에 적. 저주받은 갑옷 둘. 수도원의 것 같은. 그것들이 다리 한가운데 서 있었다.

"받침 못 박아." 미라가 말했다. 다리를 보며. "쇠야. 안 들어가."

"그럼요?"

"옮기면서 싸워야 해. 세 걸음씩."

에반은 고개를 끄덕였다. 연병장. 세 걸음. 그는 앞에 섰다. 미라가 뒤에. 세드와 노엘이 그 뒤에. 넷은 다리로 들어갔다. 갑옷이 왔다. 에반이 흘렸다. 세 걸음. 미라가 옆으로 왔다. 방패를 들었다. 받침 없이. 한 손으로. 흘렸다. 밀렸다. 한 걸음. 다리 가장자리. 에반이 앞으로. 갑옷의 검을 흘렸다. 미라가 자세를 잡았다. 세 걸음. 그 동안 에반이 벽이었다.

세드가 정박. 갑옷 하나의 재생이 멎었다. 에반이 댔다. 한 호흡. 무너졌다. 쇳조각이 다리 아래로 떨어졌다. 소리가 한참 뒤에 올라왔다. 깊었다. 두 번째 갑옷. 같은 순서. 에반이 앞, 미라가 옆, 세드가 정박, 에반이 댐. 무너졌다.

다리를 건넜다. 넷은 숨을 골랐다.

"세 걸음." 미라가 말했다.

"네."

"이름 잘 붙였네."

에반은 웃었다. 다리 아래서 아직 쇳조각 떨어지는 소리가 올라왔다.


저주의 안개가 깔린 방이 있었다.

성 상층. 넓은 방. 바닥에서 보라색 안개가 올라왔다. 베르사의 것. 요새의 굴뚝에서 오르던 연기와 같은 색. 안개에 닿으면 숨이 막혔다. 세드가 먼저 알았다. 마왕성에서 지났던 방이었다. 그때는 다렌이 뛰어서 지났다. 숨을 참고. 다섯 명이 뛰었고, 넷이 건너편에 닿았다. 한 명이 안개 속에서 쓰러졌다. 그것이 첫 번째 죽음이었다.

"뛰면 안 돼." 세드가 말했다. "뛰다 한 명 잃었어."

"그럼요." 미라가 물었다.

"풀어야 해요." 노엘이 말했다. 안개를 보며. "저주예요. 사령술 계열. 결속이 있어요. 끊으면 걷혀요."

"얼마나 걸려."

"……모르겠어요. 오래. 그동안 못 움직여요."

노엘은 안개 앞에 섰다. 손을 들었다. 종소리. 안개가 흔들렸다. 걷히지 않았다. 다시. 종소리. 흔들렸다. 조금 걷혔다. 다시. 그녀는 움직일 수 없었다. 종소리를 내려면 거기 서 있어야 했다.

그리고 안개 속에서 뭔가가 나왔다. 저주에 잠긴 것들. 마왕군 병사였던 것들. 눈이 보라색이었다. 그것들이 노엘에게 왔다.

세드가 앞에 섰다. 노엘 앞에. 네 박자. 병사들의 발이 멈췄다. 저주의 마법이 그들을 움직이게 했고, 정박이 그것을 멈췄다. 네 박자. 다시. 네 박자. 다시. 그는 일곱을 하지 않았다. 네 박자를 반복했다. 끊기면 다시. 끊기면 다시. 에반과 미라가 그 둘 앞에. 에반이 흘리고 미라가 흘렸다. 받침을 박았다. 쇠 바닥이 아니었다. 돌이었다. 박혔다.

종소리. 종소리. 종소리.

안개가 걷혔다. 한 번에. 바닥으로 꺼지듯이. 보라색 눈의 병사들이 쓰러졌다. 저주가 풀린 것이다. 그들은 죽지 않았다. 잠들었다. 노엘이 무릎을 꿇었다. 숨을 몰아쉬며. 세드가 옆에 주저앉았다. 둘 다 한참 일어나지 못했다.

"……다섯 명이 뛰었어." 세드가 말했다. 바닥을 보며. "한 명 잃었어. 네 명이 풀었어. 한 명도 안 잃었어."

"같은 방이에요?" 에반이 물었다.

"같은 방이야."

에반은 방을 보았다. 안개가 걷힌 바닥. 잠든 병사들. 그는 다렌을 생각했다. 여기서 뛰었던. 숨을 참고. 그는 뛰지 않았다. 넷이서 풀었다. 그것이 다렌보다 나은 것인지 그는 몰랐다. 다른 것이었다. 다른 것으로 충분했다.


철수 지점 셋은 성 상층의 창고였다.

왕좌의 홀 바로 아래. 미라가 지도에 표시한 곳. 넷은 거기서 쉬었다. 잠깐. 반 시진. 왕좌의 홀로 올라가기 전에.

빵이 남아 있었다. 승전 만찬. 마지막 조각. 네 조각. 노엘이 꺼냈다. 넷이 나눴다. 딱딱했다. 에반은 이를 조심했다. 세드는 물에 적셔 먹었다. 미라는 그냥 씹었다. 노엘은 작게 잘라 먹었다.

"이름." 미라가 말했다.

"또요?" 노엘이 물었다.

"마지막이니까."

"……뭐라고요."

"'여기까지'."

아무도 웃지 않았다. 그러나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다. 여기까지. 그것은 맞는 이름이었다. 여기까지 왔다. 넷이. 다렌은 다섯이 와서 혼자 여기 섰다. 아니, 여기까지 못 왔을지도 몰랐다. 세드는 그것을 말하지 않았다. 빵을 먹었다.

에반은 성검을 꺼냈다. 닦지 않았다. 그냥 보았다. 낡은 날. 닳은 손잡이. 그는 그것을 들고 생각했다. 이 검을 든 사람들. 순례 기사들. 대부분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몇은 싸웠고. 몇은 죽었다. 그는 그중 어느 것이 될지 몰랐다. 다만 혼자가 아니라는 것은 알았다.

"올라가요." 그가 말했다.

미라가 받침을 뽑았다. 세드가 지팡이를 쥐었다. 노엘이 약 상자를 닫았다. 넷은 일어섰다.


왕좌의 홀.

성의 꼭대기. 넓고, 높고, 검었다. 쇠로 된 기둥. 쇠로 된 바닥. 높은 창에서 차가운 빛이 들어왔다. 왕좌가 있었다. 쇠로 된. 그 주위에 화로가 있었다. 불이 타고 있었다. 검은 불이.

발테르는 왕좌에 앉아 있었다.

흑철의 갑옷. 빛을 먹는. 검은 검. 무릎 위에. 그는 네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일어나지 않았다. 그는 에반의 목에 걸린 것을 보았다. 목걸이. 왕국 인장.

"그 인장." 그가 말했다. "일 년을 찾았는데, 네가 걸고 오는군."

"돌려줄 물건이 아니라서."

발테르는 네 사람을 훑어보았다. 다렌보다 약한 검. 성검이지만, 든 손이 어렸다. 다친 기사. 한 팔. 도망친 마법사. 그는 세드를 알았다. 문을 끊고 달아난 자. 지친 치유사. 흙 묻은 흰 옷. 그는 웃었다. 소리 없이.

"성검을 버리고 혼자 나와라. 나머지는 살려 주마. 용사가 되고 싶다며."

그것은 계산이었다. 사람을 버리게 만들거나, 혼자 희생하게 만들면 파티는 무너진다. 그는 그것을 알았다. 다렌에게도 그렇게 했다. 다렌은 혼자 남았다. 퇴로를 열어 주고. 그리고 죽었다. 이 아이도 같을 것이다. 용사가 되고 싶어 하는 아이. 혼자 앞으로 나올 것이다.

"그 약속, 믿을 이유가 없는데."

"겁이 나나?"

"나지."

에반은 미라를 보았다. 한 팔로 방패를 멘. 세드를 보았다. 지팡이를 쥔 손이 떨리는. 노엘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노엘이 끄덕여 답했다. 그는 다시 발테르를 보았다.

"그래서 넷이 왔어."

철 왕좌의 발테르 앞에 나란히 선 네 사람
그래서 넷이 왔어

"다렌은 혼자서도 너희보다 강했다."

"알아." 에반이 말했다. "그래도 우리가 이길 거야."

발테르가 일어섰다.


흑갑은 마법을 삼켰다.

세드가 시험 삼아 던진 작은 불꽃이 갑옷에 닿자마자 사라졌다. 빨려 들어갔다. 흔적도 없이. 세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었다. 확인한 것이다. 에반은 베었다. 물리는 통했다. 흉갑에 틈이 생겼다. 손가락 하나 들어갈 만한. 그리고 메워졌다. 쇠가 흘러들듯이.

발테르의 검이 넓게 휘둘러졌다. 홀을 반이나 쓸 만큼. 미라의 방패가 그것을 받았다. 받침을 박고. 정면이 아니라 비스듬히. 검이 방패를 타고 흘러 기둥을 쳤다. 쇠 기둥이 울렸다. 둥, 둥, 둥. 에반이 옆으로. 검이 돌아와 그가 있던 자리를 갈랐다. 바닥의 쇠가 갈라졌다.

노엘은 전원을 회복시키려 하지 않았다. 다음 공격을 버틸 사람을 골랐다. 미라의 어깨. 에반의 옆구리. 한 번에 한 사람. 가까이 붙어서. 세드는 짧은 보조 주문으로 기회를 기다렸다. 발테르의 발을 얼리는 것은 소용없었다. 갑옷이 삼켰다. 그러나 바닥을 얼리는 것은 됐다. 발테르가 미끄러졌다. 한순간.

에반이 다시 베었다. 틈. 이번에는 더 깊었다.

"하나."

세드의 정박. 흉갑의 균열이 멎었다. 붙지 않았다. 발테르가 그것을 느꼈다. 갑옷이 저 혼자 메워지지 않는 것을. 그는 시전자를 보았다. 세드를. 문을 끊고 달아난 자를. 그는 방향을 바꿨다. 세드를 향해. 검을 들고.

"둘."

미라가 받침을 땅에 박았다. 세드 앞에. 정면으로 버티지 않았다. 방패 면을 비스듬히 돌려 검격을 기둥 쪽으로 흘렸다. 검이 기둥을 쳤다. 기둥이 울렸다. 발테르의 자세가 흔들렸다. 아주 잠깐.

"에반, 세 번!"

둥, 둥, 둥. 에반은 옆으로 움직였다. 발테르의 왼쪽 검격을 받아흘렸다. 검이 돌아오면서 왼쪽으로 당겨지는 그 버릇. 그는 그것을 보았다. 협곡에서 본 것. 로가드가 말한 것. 그는 먼저 덤비지 않았다. 어린 시절처럼 하지 않았다. 검이 오는 길로 검을 댔다. 손목을 풀었다. 검이 흘렀다. 그는 베지 않았다. 흘리기만 했다. 자기 자리를 지켰다. 세드와 발테르 사이.

"셋…… 넷."

충격이 세드를 흔들었다. 발테르의 검이 기둥을 칠 때마다 홀이 울렸고, 그 울림이 정박을 흔들었다. 입가에서 피가 흘렀다. 혀를 깨문 것이다. 노엘이 그에게 붙었다. 출혈을 막았다. 손을 그의 턱에 대고. 집중을 유지하려면 다른 사람은 치료할 수 없었다. 미라의 어깨가 찢어져 있었다. 에반의 팔에 피가 흘렀다. 그녀는 세드만 보았다.

"지금 숨 쉬어요. 한 번 더."

세드는 숨을 쉬었다.

"또 문을 닫고 달아나지 그러느냐!" 발테르가 외쳤다. 검을 들며. 세드를 보며.

세드는 달아나지 않았다. 발이 거기 있었다. 열흘을 걸었던 발. 뒤로 가고 싶어 하는 발. 그 발이 바닥에 붙어 있었다. 그는 그것을 느꼈다. 수문에서처럼. 등 뒤가 비지 않았다. 앞에 미라가 있었다. 옆에 노엘이 있었다. 에반이 있었다.

"다섯."

에반이 흉갑에 성검을 댔다. 균열에. 발테르가 그를 밀어내려 했다. 팔로. 미라가 남은 힘으로 방패 끝을 그의 발 앞에 밀어 넣었다. 받침을 뽑고. 한 손으로. 발테르의 발이 걸렸다. 자세가 흔들렸다. 그의 팔이 에반을 밀었지만 에반은 밀리지 않았다. 자리를 지켰다. 물동이를 들 때처럼. 쏟지 않고.

"여섯."

"한 호흡." 에반이 말했다. 자기에게.

칼날을 깊이 찌르고 싶었다. 충동이 손목까지 올라왔다. 두 해 동안 허수아비를 친 손목. 더 세게. 더 깊이. 그것이 틀렸다는 것을 그는 알았다. 머리로. 그리고 이제 손목도 알았다. 그는 참았다. 떨어지지 않게 유지했다. 대고. 밀지 않고. 발테르가 움직였다. 검을 들었다. 에반은 그것을 보지 않았다. 흉갑만 보았다. 미라가 발테르의 검을 흘렸다. 소리가 났다. 에반은 움직이지 않았다.

갑옷 안쪽에서 마법의 결속이 끊어지는 소리가 났다. 실이 끊어지는 소리를 천 배로 키운 것. 빛이 새어 나왔다. 균열에서. 흰 빛.

"일곱!"

흑갑이 부서졌다.

가슴판이 갈라져 떨어졌다. 어깨가. 팔이. 쇳조각이 바닥에 쏟아졌다. 발테르가 그 안에 서 있었다. 검은 옷. 갑옷 없이. 에반은 눈을 감지 않았다. 누구도 그의 손에 검을 대신 쥐어 주지 않았다. 그가 쥐고 있었다. 그는 그것을 알았다. 성검이 한 것이 아니었다. 손이 한 것이었다. 그 손을 지킨 세 사람이.

흑갑의 균열에 성검을 댄 에반, 주문을 붙든 세드와 노엘, 방패를 밀어 넣는 미라
한 호흡

갑옷을 잃은 발테르는 여전히 뛰어난 검사였다.

그는 변하지 않았다. 더 큰 괴물이 되거나 신이 되지 않았다. 날개가 돋지도, 뿔이 나지도 않았다. 다만 지금까지 자신을 지켜 주던 갑옷 없이, 부하에게 시키던 위험을 직접 감수하며 싸웠다. 그는 그것을 해 본 적이 없었다. 늘 갑옷이 있었다. 늘 부하가 있었다. 지금은 없었다. 연속 공격은 더 빨라졌고 더 성급해졌다. 그리고 방어가 뚫릴 때마다, 왼쪽으로 검을 끌어당기는 버릇이 더 뚜렷해졌다. 갑옷이 없으니 뚫릴 때가 많았다. 버릇이 자주 나왔다.

발테르는 지친 세드를 쳤다. 에반을 끌어내려고.

세드는 정박을 마친 뒤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노엘이 붙어 있었다. 발테르는 그쪽으로 갔다. 빠르게. 에반을 지나쳐서. 에반은 그것을 보았다. 세드를 치면 에반이 올 것이다. 자리를 버리고. 혼자. 협곡에서처럼. 발테르는 그렇게 계산했다.

에반은 마지막 공격 기회를 포기하고 세드를 지켰다. 발테르의 등이 보였다. 거기를 베면 됐다. 벨 수 있었다. 그는 베지 않았다. 세드에게 갔다. 그러나 그것은 돌진이 아니었다.

둥, 둥.

미라의 신호. 노엘이 세드를 뒤로 뺐다. 끌고. 미라가 발테르의 발을 묶었다. 방패로. 받침 없이. 몸으로. 발테르가 미라를 쳤다. 미라가 흘렸다. 그 사이 에반은 반대편으로 돌아갔다. 세드 앞이 아니라 발테르의 반대편. 발테르가 돌아서면 에반이 거기 있었다. 세드는 그 뒤에. 노엘과 함께. 미라는 옆에.

네 사람에게는 한 번의 성공으로 끝나지 않는 전술이 있었다. 서로를 살피는 전술이. 발테르는 그것을 몰랐다. 그에게는 그런 것이 없었다. 베르사를 버렸다. 로가드의 부하를 태웠다. 그 곁에 아무도 없었다. 그는 혼자 싸웠다. 늘 그랬다. 그것이 강함이라고 믿었다.

그 전에 노엘이 골랐다.

발테르의 검이 미라의 어깨를 스쳤다. 흘렸지만 다 흘리지 못했다. 한 팔로는. 피가 났다. 많이. 같은 순간 에반의 옆구리에서도 피가 났다. 앞서 받은 것. 둘 다 서 있었다. 둘 다 피를 흘리며. 노엘은 둘을 보았다. 한 사람만. 가까이 붙어서. 그것이 그녀의 치유였다.

그녀는 미라에게 갔다.

에반이 그것을 보았다. 노엘이 자기가 아니라 미라에게 가는 것을. 그는 이해했다. 미라가 벽이었다. 벽이 무너지면 넷이 무너졌다. 자기는 흘리면 됐다. 피를 흘리면서도 흘릴 수 있었다. 그는 혼자 섰다. 발테르 앞에. 잠깐. 노엘이 미라의 어깨를 막는 동안. 세드가 뒤에서 네 박자를 걸었다. 발테르의 발 아래 바닥이 얼었다. 갑옷이 없어서 통했다. 발테르가 미끄러졌다. 한순간. 에반은 그 한순간을 쓰지 않았다. 베지 않았다. 버텼다. 노엘이 끝날 때까지.

"됐어요." 노엘이 말했다.

미라가 다시 섰다. 방패를 들었다. 노엘이 에반에게 왔다. 옆구리. 손을 댔다. 피가 멎었다. 발테르가 그것을 보았다. 넷이 서로를 고치는 것을. 그는 그런 것을 본 적이 없었다. 그의 군대에서는 다친 자가 버려졌다. 베르사가. 로가드의 부하가. 그는 그것을 보며 처음으로 뭔가를 계산하지 못했다. 그래서 검을 들었다. 모든 힘으로. 계산 없이.

마지막 검격이 에반에게 쏟아졌다.

위에서. 모든 힘으로. 갑옷을 잃고, 부하를 잃고, 발이 묶인 왕의 마지막 검. 에반은 그것을 보았다. 올라가는 것을. 내려오는 것을.

그는 다렌을 흉내 내지 않았다.

과도한 힘으로 버티지 않았다. 산속에서 물동이를 들고 수천 번 반복한 움직임으로 받아흘렸다. 검이 오는 길로 검을 댔다. 손목을 풀었다. 세게 치지 않았다. 옆으로 보냈다. 발테르의 검이 옆으로 흘렀다. 바닥을 쳤다. 그리고 왼쪽으로 당겨졌다. 버릇. 거기에 틈이 열렸다. 가슴. 갑옷이 없는.

상대가 넘어진 다음에.

성검이 그 틈을 찔렀다.

발테르는 쓰러졌다.

소리 없이. 왕좌 앞에. 검이 손에서 떨어졌다. 쇠가 쇠에 부딪히는 소리. 화로의 검은 불이 꺼졌다. 하나씩. 홀이 어두워졌다. 높은 창의 빛만 남았다.

"약한 자들끼리…… 모였을 뿐인데."

"그래." 에반이 말했다. "그러니까 네가 보고도 몰랐지."

발테르는 더 말하지 않았다. 에반은 마왕이 완전히 숨을 거둔 것을 확인한 뒤에야 검을 내렸다. 노엘이 가르도에게 했던 것처럼. 확인하고. 그리고 내렸다.

"에반."

미라였다.

"네."

"서 있을 수 있어?"

에반은 다리를 보았다. 떨리고 있었다. 검을 쥔 손도. 그는 그것을 보고, 미라를 보았다.

"조금만 잡아 주면요."

미라가 오른팔로 그를 잡았다. 그는 잡혔다. 잡는 대신 스스로 일어나려다 미끄러졌던 소년이. 손 좀 잡아라. 그것도 수련이다. 그는 잡혔다.

쓰러진 발테르 앞, 다리가 떨리는 에반을 오른팔로 붙잡은 미라
조금만 잡아 주면요

성은 무너지지 않았다.

마왕이 죽었다고 성이 이유 없이 폭발하지는 않았다. 돌은 돌이었고 쇠는 쇠였다. 남은 적들은 지휘를 잃었고, 일부는 무기를 버렸고, 일부는 달아났다. 네 사람은 그 사이를 걸어 내려왔다. 아무도 막지 않았다.

계단참에서 병사 하나가 길을 막았다. 막은 것이 아니었다. 서 있었다. 창을 들고. 어린 마족 병사. 그는 네 사람을 보았다. 피를. 에반의 손에 든 검을.

"……왕은."

"죽었다." 에반이 말했다.

병사는 창을 보았다. 자기 손에 든. 그것을 들어야 할지 내려야 할지 모르는 얼굴이었다. 명령이 없었다. 명령할 사람이 없었다. 그는 그런 것을 겪어 본 적이 없었다.

"가라." 에반이 말했다. "집으로. 있으면."

병사는 창을 내려놓았다. 계단에. 그리고 옆으로 비켰다. 벽에 붙어서. 네 사람이 지나갔다. 에반은 지나며 그를 보지 않았다. 볼 필요가 없었다. 로가드가 왕도에서 그랬듯이. 이미 진 사람을 베어 공을 세우고 싶지 않았다. 그는 그 말을 로가드에게서 들었다. 협곡에서. 그때는 그 말이 자기에게 한 말인 줄 알았다. 지금은 알았다. 그것은 로가드가 자기에게 한 말이었다. 자기 자신에게. 에반은 지금 그것을 자기에게 했다.

뒤에서 창이 계단을 구르는 소리가 났다. 병사가 달려 내려가는 소리. 집으로. 있으면. 세드를 노엘이 부축했다. 미라를 에반이 부축했다. 아니, 미라가 에반을. 둘 다였다.

돌아가는 길에 철문 앞에 멈췄다.

다렌을 수습했다.

세드와 에반이 함께 관 대신 쓸 천을 들었다. 보급 수레에서 챙겨 온 두꺼운 천. 둘이서 폈다. 다렌을 그 위에 옮겼다. 가볍지 않았다. 일 년이 지났는데. 노엘이 짧은 기도를 올렸다. 수도원의 것. 미라가 문 밖을 지켰다. 열린 문.

세드는 철문 안쪽을 더 찾았다. 다렌 옆. 벽 아래. 거기 투구가 있었다. 오르딘의. 반지가 있었다. 벨라의. 손가락뼈에 끼워진 채. 활이 있었다. 카이의. 부러진. 세드는 그것들을 하나씩 집었다. 천 위에 놓았다. 다렌 옆에. 다섯 몫. 미라가 말한 대로. 그는 활을 집을 때 손이 떨렸다. 카이가 뒤를 막았다. 다렌과 같이. 문 저쪽에서. 그는 그 활을 천 위에 놓고 한참 손을 떼지 못했다. 에반이 기다렸다. 노엘이 기다렸다. 미라가 문 밖에서 기다렸다. 세드는 손을 뗐다.

에반은 목에서 스승의 목걸이를 풀었다.

일 년 동안 걸고 다닌 것이었다. 세드가 건네 준 것. 적이 찾던 것. 그의 것이 아니었던 것. 그는 그것을 천 위에 놓았다. 다렌의 가슴에. 인장이 위로 오게. 갑옷 가슴판의 인장 옆에. 둘이 나란히 있었다.

"이거 돌려드려요." 에반이 말했다. "일 년 빌렸어요."

세드가 옆에서 천의 끝을 잡았다. 에반이 반대쪽 끝을 잡았다. 둘은 다렌을 들었다. 수로로. 걸었다. 문을 지나. 문은 열려 있었다. 아무도 닫지 않았다. 세드는 지나며 돌아보았다. 문을. 자기가 서 있었던 자리를. 그리고 앞을 보았다. 에반의 등을.

천에 싼 다렌의 유해를 함께 드는 세드와 에반, 열린 철문
열린 문

수로의 벽에 다렌의 화살표가 있었다. 거꾸로. 그 옆에 미라의 방패 표시. 넷은 그것을 따라 나왔다. 절벽에서 세드가 붉은 불꽃을 올렸다. 기다리던 공병들이 왔다. 밧줄에 들것을 걸고, 한 사람씩 손을 보탰다. 에반은 다렌의 곁에서 줄을 놓지 않았다. 넷이 들어간 길에서 다섯을 데리고 나왔다.

검은 산맥이 등 뒤로 멀어졌다. 들것을 실은 수레가 천천히 내려갔다. 에반은 걸으며 뒤를 보았다. 마왕성. 산의 일부 같은 것. 그는 돌아섰다. 앞을 보았다. 남쪽. 돌아갈 길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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